무성애가 마침내 의료적 낙인에서 벗어나고 있다

무성애를 다루는 새 연구가 의사와 치료사들이 낮은 성욕과 지속적인 성적 끌림의 부재를 구별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보여준다

Allison Pars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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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띠를 들고 원형으로 달리는 사람들을 묘사한 그림.

Megan Carroll은 대학원에 다닐 때 종종 사람들로부터 게이인지 질문을 받곤 했다. 그녀의 사회학 논문 주제가 게이 아버지들 공동체 내의 불평등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에, 연구 참가자들이 그녀가 어떻게 자신을 정체화하는지 궁금해했다. “‘음. 아마 거의 이성애자인 것 같네요? 잘 모르겠습니다. 복잡한 것 같아요.’ 라고 말하곤 했죠.” 당시에는 이게 진실에 가장 가까운 대답이기도 했다. 그녀는 고등학교 때 소년과 소녀 모두와 짝사랑을 해본 적이 있고 남자와도 연애를 했었다. 이런 로맨틱한 관심사를 탐험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런 느낌이 그 사람들과 성관계를 고려할 때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고 한다. 단순히 관심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친구들이 단지 마음에 불을 지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라며 위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18살이 될 때까지도 그런 사람을 못 만나자, Carroll은 자신이 낮은 성욕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원인을 파악하고자 했다. 피임약이 원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간호사와 상담했고, 남자 친구가 “그저 서툰 연인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우울증 치료를 위해 복용하던 약이 문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다음 12년 동안 여러 치료사, 정신과 의사, 외과 의사를 찾아가면서 빠른맥(빠른 심박수) 을 일으키는 드물게 처방되는 약을 포함해서 다양한 항우울제를 시도해 봤는데, 결국 임상 시험에서 성욕에 눈에 띄는 효과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결과를 받아들이게 됐다.

세월 동안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며, 성적 자극과 해소에 대한 생리적 욕구를 의미하는 성욕이 증가하긴 했으나, 변동이 있더라도 이러한 성욕이 거의 (짝사랑 상대까지도 포함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은 그대로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2016년에 Carroll은 Facebook에서 무성애애 관한 글을 우연히 발견하게 됐다. 거의 혹은 아예 성적 끌림을 못 느낀다고 주로 정의되는 무성애라는 용어를 들어는 봤지만 스스로에게 해당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그러다가 감정적 유대가 형성된 후에만 성적 끌림을 느끼는 특정한 경험을 의미하는 데미섹슈얼에 대한 댓글을 읽게 됐다. 무성애가 하나의 스펙트럼이라는 개념은 그녀의 젠더, 섹슈얼리티 탐험에서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성적 욕구가 충만한 삶을 사는데 필수가 아니라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열어 주었다.

이러한 개념은 인간이 된다는 의미의 문화적인 가정을 뒤집기 때문에, 무성애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종종 이러한 정체성을 인식하기 어렵게 된다. 캐나다 윈저대학교(University of Windsor) 의 무성애 젠더 및 젠더 정체성 연구자인 CJ Chasin은 “여러분의 존재 자체가 어느 정도는 사회적 규범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자신이 아마 무성애자일수도 있다고 깨달은 후에도 Carroll은 그게 끝내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받아들이기 전에 계속해서 의사들을 찾아가 약물을 시도해 보곤 했다.

최근 20년 동안의 심리학 연구들이 무성애가 장애가 아니라 동성애나 이성애와 같은 안정적인 성적 지향으로 분류돼야 한다고 보여주었지만 문화적 인식과 임상 의학은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 더디었다. 최근에서야 학게 연구자들이 무성애를 건강 문제의 지표가 아니라 유효하고 아직 인간의 충분히 탐구되지 않은 부분이라고 보기 시작했다.

생물학에서는, “무성애(asexual)” 라는 단어가 박테리아나 진딧물처럼 성관계 없이 번식하는 종을 지칭할 때 사용된다. 그러나 양이나 설치류처럼 번식을 위해 짝짓기를 해야 하는 일부 종들의 경우에도 과학자들이 성행위에 대한 동기가 없는 개체들을 관찰한 바 있다.

이 행동은 인간의 무성애와 더 유사하며, 이러한 개념은 최근까지 의료 문헌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1896년에 출판된 소책자에서 독일의 성과학자 Magnus Hirschfeld는 성적 욕구가 없는 사람들을 묘사하며 이를 “Anesthesia Sexualis” 라고 불렀다. 1907년, 초기 게이 권리 운동가였던 성직자 Carl Schlegel은 “동성애자, 이성애자, 양성애자, [그리고] 무성애자”를 위한 “동일한 법률”을 촉구했다. 1940년 성과학자 Alfred Kinsey가 성적 지향 척도를 고안할 때, 사회적 성적인 접촉이나 반응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사람들을 위해 “카테고리 X”를 만들기도 했다. 그의 모델에서 16세부터 55세 사이 1.5 퍼센트의 모든 남성들이 이 예외에 해당된다고 추정됐다. 이후 수십 년 동안 무성애는 과학 연구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지만, 게이 해방 운동 활동가들과 학자들에 의해 가끔 언급되곤 했다.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 이 등장하고 전 세계의 무성애자들이 인터넷 포럼에서 서로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200년대 초반에 공용되는 언어를 형성하기 시작하며 개념과 용어를 풀뿌리 차원에서 발전시키며 무성애의 지형을 그려나갔다. 스스로를 “aces”라고 부르며 성적 끌림과 로맨틱한 끌림을 각각 사람마다 다르게 경험한다고 스펙트럼으로 나누곤 했다. 무성애자들은 성관계에 대해 거부반응이 있거나,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일 수 있으며, 성관계를 자주 하기도 하고 전혀 하지 않기도 한다. 어떤 무성애자들은 성욕이 강하지만, 어떤 무성애자들은 성욕이 거의 없기도 하다. 또 어떤 무성애자들은 자위를 하기도 하고 하지 않기도 한다. 이처럼 무성애자들도 각각 다 다르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을 향한 성적 끌림, 로맨틱한 끌림을 느끼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미국 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매뉴얼(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DSM) 에 따르면 무성애가 정신 질환의 징후로 간주될 수도 있었다. 만약 누군가가 자신의 낮은 성욕 욕구로 인해 괴로움을 느낀다고 보고하면, 의사가 그 사람에게 성욕 감퇴 장애(Hypoactive Sexual Desire Disorder, HSDD) 진단을 내릴 수 있었다. 심지어 그 사람이 괜찮다고 느끼더라도, 파트너가 그들의 낮은 성적 욕구로 인해 불만을 느낀다면 진단 기준을 충족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커플 중 한 사람이 “성관계를 충분히 좋아하지 않으면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간주됐었다”고 많은 무성애 공동체의 출발점이 된 포럼인 무성애 가시성 및 교육 네트워크(Asexual Visibility and Education Network, AVEN) 의 창립자인 David Jay가 설명한다.

살아가면서 성적 욕구의 정도는 여러 이유로 바뀔 수 있는데, 이러한 이유는 호르몬 수치나 정신 건강을 포함한 의학적 요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만약 누군가가 성욕 저하로 인해 극심한 괴로움을 겪고 있다면, 진단과 치료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성애자들은 타인에 대한 성적 매력의 결여를 개입이 필요한 장애라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적 지향으로써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2000년대 후반 DSM의 업데이트 작업이 시작되었을 때, Jay와 AVEN 다른 구성원들은 DSM의 초안을 작성 중인 과학자들에게 이를 분명히 알려주고 싶어 했다. “우리는 연구자들이 우리에 대한 데이터를 해석하기 전에 적어도 우리가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이해하기를 원했다”고 Jay가 말한다. AVEN 팀은 문헌을 검토하고, 대부분 심리학자로 구성된 7명의 연구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AVEN은 연구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하고 DSM 제5판의 성욕 감퇴 장애 진단 기준을 재평가하는 위원회에 보냈다. 위원회의 구성원 중 한 명은 무성애에 대한 초기 연구를 진행하고 있던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의 심리학자 Lori Brotto 였다. Brotto는 무성애자라고 스스로 정체화하는 사람들과 성욕 감퇴 장애 진단을 받은 무성애자가 아닌 사람들 각 그룹의 행동, 경험, 생리적 반응을 비교하는 연구를 했었는데, AVEN의 보고서가 연구를 통해 알게 됐던 내용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무성애가 성기능 장애로 분류되어서는 안 된다고 제시하는 무성애 그룹의 반응에서 일관되게 차이를 발견했다.

2013년에 발행된 DSM-5는 성기능 장애에 대한 영역을 개편하여 성욕 감퇴 장애를 남성과 여성의 장애로 나누고 새로운 이름을 부여했다. 각 항목에는 무성애자로 자신을 정체화하는 사람에게는 이 진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변화로 인해 무성애가 미국 정신의학회에 의해 더 이상 장애로 간주되지 않게 됐으며, 이 변화로 성적 욕구를 조사하는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열어주게 됐다.

무성애애 대한 연구는 2010년 중반부터 발전하였으며 현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인디애나대학교(Indiana University) 킨지 연구소(Kinsey Institute) 의 젠더 및 섹슈얼리티 연구자인 Jessica Hille가 말한다. 2022년 11월에 발표된 리뷰에서 Hille는 2020년 1월부터 2022년 7월 사이에 출판된 28개의 무성애 연구를 발견하였다. Hille의 말에 따르면 “10년 전에는 이 [전체] 분야에서 28개의 논문도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한다.

Hille는 오늘날 “무성애는 문헌에서 성적 지향으로써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다른 LGBTQIA+에 해당하는 지향들과 비교했을 때 특히 문화적 인식은 초기 단계에 있다고 한다. Hille는 “성적 끌림을 경험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먹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과 같고, 먹지 않으면 무언가가 잘못된 것이며 스스로를 해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한다. 무성애자들은 종종 가족이나 지인들 뿐 아니라 의료 서비스 제공자로부터도 이러한 말을 듣게 된다.

미네소타대학교(University of Minnesota) 의 건강 평등 연구원인 Shelby Wren은 2020년에 발표한 연구에서 자신의 무성애를 의료 환경에서 밝힌 응답자 중 30~50 퍼센트의 응답자들이 치료사나 의사에게 자신들의 무성애가 의료 질환으로 여겨졌다고 밝혔다. 제안된 진단에는 불안, 우울증, 그리고 한 사례에서는 인격 장애가 포함됐다. Wren은 “자신의 성적 지향을 공개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말하며, “이런 요인들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받고 있는 의료 서비스와 연관된 중요한 사항들에 대해 이야기하지 못하게 막는다”고 덧붙였다.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는 배우이자 작가인 Rowan(가명)은 자신을 성을 제외한 이름으로만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Rowan은 일상적인 산부인과 진료에서 이 경험을 하기 시작했다. 간호사가 성적으로 활동적이냐고 묻자, Rowan은 “아뇨, 남자 친구는 있지만 삽입 성관계를 한 적이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Rowan이 간호사에게 설명했던 것을 기억한다. “아무런 느낌이 안 들어요.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것 같아요.” “하고 싶지 않아요,” 라고 Rowan은 자신이 간호사에게 설명한 것을 기억한다. “아무런 느낌이 없어요.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것 같아요.”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Rowan은 자신에게 뭔가 잘못된 부분이 있는 듯한 수치심을 느꼈고, 그것이 해결되기를 바랐다. 의사는 Rowan에게 성심리 치료사를 추천했다. 첫 번째 치료에서 Rowan은 자신이 누구에게도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Rowan은 치료사가 그 말을 한 이후 네 차례의 진료 동안 다시 언급한 기억이 없으며, 대신에 치료사는 Rowan의 성기를 물리적으로 검사할 것을 제안했다.

내부 검사를 하면서 Rowan은 “아무런 느낌도 안 들고” 자신이 몸에서 분리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남자친구와의 신체적 친말감과 같이 “의학적 검사가 차갑고 아무런 감정이 안 드는 것처럼 느껴져서 혼란스러웠습니다.” Rowan은 치료사가 신체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보고한 이후 몇 진료들을 자신의 정신적 차단물을 찾는데 사용했다는 기억을 떠올린다. 우울증 치료를 받는 것을 꺼리게 하는 것을 포함해서, 이러한 경험은 Rowan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런 일을 겪은 사람은 Rowan 혼자가 아니다. 2023년 10월에 영국에 위치한 LGBTQIA+ 인권 단체인 Stonwall에 의해 발행된 무성애 차별 보고에 따르면, 많은 인터뷰 대상자가 낮은 무성애 인식이 자신의 건강 관리에 어느 정도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다른 대상자의 치료사는 그녀의 “섹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약을 복용해서 성욕을 증가시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대상자의 치료사는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그녀의 무성애를 발생시켰고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것이라고 하기도 했으며, 이를 통해 대상자가 스스로가 편안하지 않는 것들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한다. 또 어떤 대상자의 의사는 무성애가 항우울제에 의해 발생했다고 말했다고도 한다. (항우울제가 성적 해방에 대한 생리적 욕망, 즉 성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성적 끌림을 낮춘다는 증거는 없다고 Carroll은 설명한다. 일부 무성애자는 이러한 약을 복용한 적이 없으며, 이 내용은 이 기사에서 인용된 출처들도 마찬가지다.)

보고서에 담긴 다른 이야기들은 무성애와 관련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무성애에 진료를 집중하게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은 치료를 방해하고 심지어 해를 끼칠 수도 있다. 보고서의 주요 저자이자 무성애 활동가인 Yasmin Benoit은 이것이 “압도적인 패턴” 이었다고 말한다. 에를 들어, 골반 통증을 호소하던 한 대상자는 주치의가 먼저 성심리 치료사를 만나기 전까지는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진료 의뢰서를 발급해 주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러한 전제 조건으로 인해 치료가 7개월이나 지연되었고, 그 결과로 “광범위한 근육 손상”이 발생했다고 이 대상자는 말했다.

무성애를 정신 건강 전문가에게 밝히지 않는 것은 종종 “매우 합리적인 결정” 이라고 Chasin이 말한다. “활발하게 거부당하고 오해받은 것이 훨씬 더 나쁜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무성애자들은 때때로 성적 지향이나 젠더 정체성을 바꾸려는 목적으로 시행되는 전환 치료(conversion therapy) 를 받게 되기도 한다. 이 치료는 자살률 증가를 포함한 광범위한 피해가 잘 문서화 돼 있어, 22개의 미국 주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행해질 수 없도록 금지되었다. 2018년 영국 정부의 LGBTQIA+ 대상 설문 조사에 따르면, 무성애 응답자들이 전환 치료를 제안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았으며, 게이 및 레즈비언 응답자들이 비슷한 비율로 이 치료를 제안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The Trevor Project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무성애 청소년 중 4%가 전환 치료를 받았으며 이는 양성애 응답자와 비슷한 비율이다.

Benoit는 입법적 차원에서 전환 치료 금지법이 무성애를 명시적으로 언급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카고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 사회복지 연구원인 Samantha Guz도 이에 동의하며, 의료 전문가들의 전문 협회도 무성애를 명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Guz는 “무성애자들이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보이지 않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단순히 전환 치료에 반대하는 광범위한 요구만으로는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심지어 선의의 의사들이 환자에게 무심코 해를 끼칠 수도 있다. 환자가 더 많은 성적 욕망을 느껴야 한다고 걱정하고 자신이 단순히 무성애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 임상의가 초기에 보기에는 성적 친밀감을 원하고 욕구를 증가시키거나 회복하는 치료로 혜택을 볼 수 있는 환자와 비슷해 보일 수 있다. 특정 유형의 성기능 장애 치료는 성적 욕구의 부족으로 인해 고통스럽고 만족스럽지 않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된다고 Brotto가 말한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고통은 성에 대한 내재적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파트너나 사회 전체와 같은 외부 압력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무성애가 자신의 정체성에 얼마나 잘 맞는지 진정으로 이해하는데 여러 달이 걸린 사람들과 함께 일해 왔다”고 말하며, 이는 건강 문제나 상황적 조건에서 비롯된 문제와는 다르다고 Brotto가 말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사들은 이러한 구별이 존재하거나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Brotto는 덧붙였다.

자신의 무성애를 받아들이게 된 후, Rowan은 성관계를 하라는 기대에 얽매이지 않고 친구나 파트너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받는 것에 더 편안해졌다. Rowan은 최근 치료사와의 경험에서 마침내 무성애에 대해 긍정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제 무성애]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을 했지만, 그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는 추측하지 않았어요,” 라고 Rowan이 말한다.

2022년 초 미국의 섹슈얼리티 교육자, 상담사 및 치료사 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Sexuality Educators, Counselors and Therapists, AASECT) 는 무성애 환자들을 돌보는 방법에 대한 입장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무성애가 장애나 트라우마에 대한 반응이 아니며, 무성애자들이 긍정적인 의료 서비스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명시하고 있다. (DSM과는 달리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의 국제질병분류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ICD) 에서는 여전히 무성애가 장애가 아님을 명시하지 않았다.) 이 협회는 누군가의 무성애적 지향을 변화시키거나 병리화하려는 “모든 시도”에 반대하며, 이러한 시도를 전환 치료로 규정하고 있다.

이 성명의 초안을 작성한 임상 심리학자이자 공인 성 치료사인 Jared Boot-Haury는 미국 의학 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와 같은 더 큰 조직들도 유사한 성명을 발표하고, 궁극적으로 임상의들을 위한 명확하고 경험적으로 뒷받침된 지침을 마련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편, 무성애에 대한 많은 연구들은 이제 단순히 그 존재를 확인하는 단계를 넘어, 무성애자들이 어떻게 친밀감을 관계에서 찾고 성적이거나 로맨틱한 파트너 중심의 삶을 넘어서 개인적 만족을 얻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무성애 공동체는 자신들의 필요에 맞게 사랑과 관계의 뜻을 새롭게 정의해야 했으며, 이러한 지혜는 무성애자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Jay가 말한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사회적 연결이 크게 감소했다는 점을 보여준 미국 국중위생국장의 보고서에서 “고독의 유행병”을 최근 인용하기도 했다.

“무성애 공동체는 기존 친밀감의 내용을 부정하고 자신들의 내용을 스스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 특히 퀴어가 아닌 사람들이 갑자기 관심을 가지게 된 혁신의 장이 되었다”고 Jay가 말한다. 그는 2020년 The Atlantic이 기사에서 다룬 세 부모 가족 환경에서 자녀를 키우고 있다. Jay는 이제 무성애자든 아니든 어떻게 문화적 규범을 넘어 의도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사람들을 상담해 주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California State University) San Bernardino 캔버스의 사회학자인 Carroll은 무성애자들을 더 넓게 독자로 포함하는 자료들을 조사하고 있다. 그녀의 최신 연구 중 일부는 무성애자와 비로맨틱인 사람들이 종종 중산층 주택 시스템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많은 무성애자들에게 있어서 달성 불가능하거나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는 핵가족 구조를 기반으로 구축되어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개인적으로나 직업적으로 무성애 공동체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찾은 Carroll은 이제 의사 사무실로 향했던 자신이 느꼈던 고통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이해하게 됐다. 그녀는 그녀의 성에 대한 무관심이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내면 깊숙이” 알고 있어야 했다며, “문제는 세상이죠,” 라고 말한다. 오늘날 그녀의 학생들은 “무성애에 대해 매우 수용적이며 그녀가 아는 것에 대해 배우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젊은 사람들만이 무성애에 대해 이해를 넓히는 것이 아니다. Carroll이 무성애에 대해 강의할 때 종종 그녀의 어머니이자 성적 트라우마 회복을 전문으로 하는 유면허 상담사인 Laura Vogel의 이야기를 한다. Vogel은 트라우마 경험이 성적 욕구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무성애가 그와는 완전히 별개의 요소라는 것을 오랫동안 알지 못했다. Carroll이 2017년에 어머니에게 무성애자로서 커밍아웃을 하자, Vogel은 이 주제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어떻게 자신의 인식 부족이 내담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는지 깨달았다. “그때는 저한테 있어서 배우는 시기였어요” 라고 Vogel이 최근에 말했다. 그 이후로, 내담자의 성적 욕구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다면, 그녀는 무성애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며, 그 자료가 내담자와 맞는지 확인해 보라고 권하고 있다.

“만약 제 어머니가 지금 하는 것처럼 치료사가 권했더라면… 개인적으로 저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지 설명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라고 Carroll은 말한다. “그 인식이 무성애자들이 겪을 수년 간의 불확실성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편집자 노트 (2024년 1월 5일): 이 문장은 “sex-positive”이라는 용어를 무성애 공동체에서 더 선호되는 “sex-favorable”로 바꾸기 위해 업로드 이후 수정됐습니다.